일본 료칸에서 먹는 카이세키 자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는 듯 하나, 구성이 다양해서 먹는 재미가 있고 한국에서는 먹어보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료칸예약을 할 경우 반드시 석식 포함으로 예약한다.
(사실 료칸 가격의 40% 정도는 카이세키 값인듯)
우레시노 모토유에서 2박 하면서 카이세키 석식, 조식을 각각 두 번씩 먹었다.
식사는 매번 다른 메뉴를 준비해줘서 좋았는데 1박만 할 경우 어떤 것이 제공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첫째 날 먹은 저녁을 준비해주지 않을까 싶다. 둘째 날은 연박을 하다보니 업그레이드 해준 느낌...
# 첫째 날 석식
다녀온 지 한 달 정도 지나니 정확히 어떤 것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전체 요리는 산뜻하고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실크에일'이라는 맥주를 함께 시켜서 먹었는데 부드럽고 좋았다.
두 번째로는 회 접시가 나오는데 신선하고 맛이 좋았다.
생선구이는 온도감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을 듯하다. 맛은 그럭저럭
메인 요리로는 샤부샤부가 나왔다. 야채 조금과 닭,돼지,소고기가 나왔는데 종류별로 제공돼서 좋았다.
육수는 특이하게 하얀색이었는데 우유를 섞어 만든 육수라 했다. 국물에서 특별히 우유 맛이 나지는 않았고 살짝 고소한 느낌은 있었다. 담백하고 좋았다.
중간에 홍차를 점성 있게 만든 음식이 입가심으로 나오고, 마지막에 무로 만든 젤리가 후식으로 나오는데 사진은 깜빡하고 찍지 못했다. 둘 다 특이한 맛이었지만 괜찮았다. (낯선 음식이라 호불호가 있을 순 있겠더라...)
첫째 날 석식은 양은 그럭저럭이었고, 맛도 다른 료칸 대비해서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카이세키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 첫 번째 조식
조식은 한상차림으로 나오는데, 특이하게 온천두부(온센두부)가 함께 나온다. 우레시노가 원래 온천두부로 유명한 지역이라 온천두부 정식을 파는 유명한 식당이 많은데, 료칸 조식에서도 온천두부가 나왔다.
이날 온천두부는 처음 먹어봤는데 세상에 이런 두부가 있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정말 고소했다.
그 밖의 다른 음식들도 정갈한 맛이었다.
사실 석식에 비해서 조식이 더 만족스러웠다. 뭔가 더 잘나온다는 느낌이랄까... 든든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 둘째 날 석식
간장에 절인 이리, 청어알, 캐비어가 올라간 두부가 나왔는데 청어알은 상당히 짜서 남겨두고 천천히 먹었다.
토란(?)하고 계란으로 만든 수프 따뜻하고 맛있었다.
맥주의 샘플러처럼 총 6종류의 사케 중에 3종류를 선택해서 한 잔씩 마셔볼 수 있는 메뉴가 있어서 주문했다.
단맛이 나는 쪽으로 추천을 부탁했다.
이름은 잘 모르겠고.. 가운데 있는 사케가 제일 맛있었고 오른쪽이 제일 묵직한 맛이었다.
카이세키와 곁들여 마시니 훌훌 넘어가고 좋았다.
중간 요리로 역시 회 접시가 나왔는데 중간에 보이는 주황색 생선은 고래로 만든 베이컨이라 했다. 쫀드기 같은 식감이었고 짭짤했다. 고래고기는 처음 먹어 봤는데 그렇게 맛있는 지는 모르겠다. 나머지 생선, 해산물은 맛있게 먹었다.
메인으로는 사가규가 나왔다. 야채와 함께 작은 화로에 구워 먹었는데 역시 소고기구이는 맛있었다. 단지, 사가규는 기름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바싹 익혀 먹는 것을 추천한다.
재료가 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생선과 모찌가 들어간 무 스프(?) 같은 느낌이었는데 맛있게 먹었다.
식사로는 우니로 만든 밥과 쯔케모노(채소절임) 장국이 나왔다. 우니밥은 처음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그냥 쌀밥으로 리필도 가능했다.)
마지막 후식은 흑임자 아이스크림에 달게 절인 콩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두 번째 날 석식이 첫째 날 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식사 양도 나쁘지 않았고, 특색 있는 음식들도 더 많이 나왔다.
연박을 하다 보니 식사 플랜을 업그레이드 해준 게 아닐까 싶다.
(저녁 먹은 뒤 편의점에 가서 닭 튀김을 하나 더 먹긴 했다.)
# 두 번째 조식
조식도 첫날과는 다른 메뉴로 신경 써줬다. 밥은 흰 밥 대신 녹차죽이 제공됐다. 특색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우레시노는 온천두부 말고 녹차도 유명하다.)
생선 구이는 평범했고, 메인 요리는 뚜껑을 안 열고 찍었는데... 숙주와 돼지고기 찜이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디저트 과일로 유바메론이 나와서 더 좋았다.
역시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조식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양도 든든하니 만족스러웠고, 메인 요리도 맛있게 먹었다. 자잘한 반찬들도 하나하나 신경 쓴 것 같았다.
지금껏 다녀본 다른 료칸들과 비교하면 저녁은 전체적으로 평범한 편이라 느꼈지만, 아침식사는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그리고 석식, 조식 식사 내내 서빙을 해주신 직원분이 정말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우레시노 모토유에서의 2박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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